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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야기

식코 감상문(미국 의료보험제도)

by 핵심전략 2019. 10. 27.

식코라는 영화에 대해 아시나요?

미국 의료체계에 대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식코를 보고 난 후, 느낀 감상문을 적어보겠습니다.

2시간 짜리 영화를 통해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체감하게된 계기였습니다.

 

식코 감상문

 

‘돈이 없으면 죽어야하는가?’ 영화를 본 후, 처음으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식코는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를 배경으로 민간의료보험을 채택, 운영하고 있는 미국 의료보험체계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무릎이 찢어졌지만 스스로 꿰매는 사람, 손가락이 잘렸지만 돈이 없어 한 손가락만 봉합한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영화는 위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의료보험을 든 2억 5천만 명의 이야기입니다.”왜 영화는 시작할 때 의료보험 미가입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의료보험 가입자를 위한 영화라고 말을 할까?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민간의료보험이 국가의 의료보장체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의료보험은 2억5천만의 가입자와 5천만의 미가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는 미국의 의료보험이 이들 모두에게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제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미가입자들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되어 실질적인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들다. 손가락이 잘리거나 암에 걸려도 지불능력이 없어서 환자 자신이 치료를 포기한다.

 

그렇다면 의료보험 가입자들은 의료서비스를 재정적 부담 없이 이용 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 우선, 의료보험 가입 자체가 어렵다. 가입이 되더라도 의료보험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 의료보험혜택을 대부분 보장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나서 AMB를 불가피하게 이용 할 때도, 의료보험회사에 사전승인을 신청하지 않아서 보장 받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의사가 환자의 질병치료를 위해 수술이나 의약품을 권고해도 보험회사 소속 의학고문의 판단아래 거부당한다. 미국 보험회사가 정의하는 훌륭한 의학전문가는 곧 회사 재정을 아끼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나온다. 심지어 보험신청을 거부하는 비율이 높은 의학전문가는 보너스를 받는다고 한다.

 

백과사전에 나오는 ‘보험’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일정한 위험(사고)에서 생기는 경제적 타격이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다수의 경제주체가 협동하여 합리적으로 산정된 금액을 조달하고 지급하는 경제적 제도를 말한다’영화에 나오는 블루실드, 휴매나 라이프 등의 기업들은 과연 보험이란 단어의 정의를 지키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이 회사들은 보험의 본질을 잊고, 사람의 생명보다 돈을 더 우선시 하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언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의 보건의료체계, 그 중 의료보험은 2억5천만 명의 의료보험가입자와 5천만 명의 미가입자 중 누구에게도 정당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게 한다. 누구를 위한 Health Care이며, 보건의료체계의 목적에 부합하는 제도인지 의문점을 갖게 한다. 이것이 영화 식코에서 제시하는 문제점이며, 주제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Sicko의 나라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이런 제도를 선택하고 운영했을까? 그 이유는 미국은 자본주의사회 중에서도 가장 자유적이며, 개인의 선택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을 비롯한 사회 지배층에게 형평적인 의료보험제도는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 영화에서 닉슨대통령이 의료보험은 이익창출 목적이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비배제성이라는 의료의 특성을 가지고, 모든 사람들을 소비자로 만들 수 있는 보건의료시장은 큰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여기서 미국은 의료보험을 민간 기업에 맡김으로서 이윤창출만을 추구하는, 형평 적이지 못한 제도를 생성·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미국 의료보험 체계의 문제점을 파악한 힐러리는 의료정책개혁추진위원회를 꾸리고 국민 모두에게 의료보험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정책개혁을 시도 하였으나 보험회사의 직·간접적인 반대에 가로막혀 실패하였다. 보험회사들은 단일화된 약품 처방들을 사회주의적이라고 국민들을 선동하였고,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에게 막대한 로비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며 반대정책을 무산시켰다. 

 

영화에서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보건의료체계를 비교하였는데 영국, 캐나다, 프랑스 심지어 후진국으로 치부하는 쿠바까지 미국보다 나은 보건의료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비교대상으로 한 나라들은 미국에 비하여 시설과 복지 역시 뒤떨어지지 않는 혹은 이상의 수준으로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 심지어 영국의 경우에는 Cashier라 쓰여 있는 창구에서 진료비를 수납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교통비를 지급한다.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식코 감상문


영화 말미에서는 가슴이 찡해지는 부분이 나온다. 병원에서 의료보험이 없고, 치료비를 낼 수 없다고 판단되는 환자들을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듯 버린다. 또 911테러 당시 영웅으로 여겨지던 소방대원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에게 역시 보험을 적용해 주지 않는다. 구조 활동 당시 입었던 부상과 후유증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테러를 일으킨 테러범들은 일류 의료시설을 이용한다. 이에 마이클무어 감독은 환자들을 배에 태우고 수용소에 가서 테러범과 동일한 의료처치를 요구한다고 소리친다. 그 후 감독은 사람들을 데리고 쿠바로 넘어가 무료로 치료와 처방을 받는다. 이때, 영웅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가족을 위해, 친구를 위해 헌신적으로 도움을 베풀었고, 순간에는 영웅으로 불렸으나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게 잊히고 인간다운 권리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모습이 우리나라 사회와 비슷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였다.


이와 같이 구체적인 실제 사례들을 들어가며 영화는 지속적으로 미국의 의료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변화의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통상적으로 의료보험이란 보험의 적용으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감소시키고, 이는 소비자에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의료란 재화의 소비를 증가시키는 선순환적인 제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민간보험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민간재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환자의 본인부담금이다. 결국 미국의 보험회사들은 자유경쟁주의 사회에서 영리성만을 추구하는 변질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지속되어도 미국의 보험회사들은 계속 이익이 늘어갈까? 의료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된 경우, 경제적 여유가 없어 민간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계층은 수요가 감소하게 된다. 보험 가입자들 역시 보장을 받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신뢰가 무너져 가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값비싼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소비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고, 생산과 소비의 동시성을 가진 의료이기 때문에 수요 역시 감소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의료보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가입자선별을 줄이고, 보험이라는 정의에 맞게 비인도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의 규제를 통해 페널티를 가하고 회사 수뇌부 자체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의 보건의료시스템은 변화의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4년 오바마 대통령은 식코에서 나온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오바마케어’를 도입 하였다. 이를 통하여 형평성 문제와 의료의 접근성 향상,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장 등의 문제들은 어느 정도 해결하였다 생각한다. 물론 허점도 많았지만, 의료비 지출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사회보장에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함에 있어서 그 의의가 컸다고 생각한다. 2017년 트럼프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오바마 케어의 축소, 폐지 및 대체가 진행 중이며,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일명 ‘트럼프 케어’를 진행시키고 있다. 두 정책 모두 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함에 목적이 있다. 미국의 보건의료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뿐 아니라 보건의료산업시장 종사자들은 정책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그에 상응하는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국은 보건의료산업시장 1위의 국가로 전 세계 40%에 달하는 재원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케어의 폐지나 축소가 우리나라에 가져올 영향으로는 해외의약품 수입 장벽 완화로 인한 미국진출의 수월해질 가능성이 있고, 상대적으로 상승 된 의료가격으로 인하여 보건의료산업 시장자체의 축소로 인한 악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식코를 통하여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형평성과 효율성에 대한 조화의 중요성, 의료의 특성, 미국의 현재 보건의료체계와 보험시장, 민간보험시장의 장단점, 그리고 세계 의료시장과 그 연관성에 아울러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실질적 사례를 통해공부하며 이해하였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나 글을 쓰며 논리적으로 느낀 점을 표현하는 방법과 같은 부분들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단순히 영화를 보고 ‘불쌍하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서 다행이다’라는 사고로 끝나고 과제로만 여겨 해야 할 일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2시간짜리 영화를 통해 세계 의료보험에 대한 관심과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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